公车站 해질 무렵 바람도 몹시 불던 날  집에 돌아오는 길 버스 창가에 앉아  불어오는 바람 어쩌지도 못한 채  난 그저 멍할 뿐이었지  난 왜 이리 바본지 어리석은지  모진 세상이란 걸 아직 모르는지  터지는 울음 입술 물어 삼키며  내려야지 하고 일어설 때  저 멀리 가까워오는 정류장 앞에  희미하게 일렁이는 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알 수도 없는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그댈 봤을 때 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댈 안고서  그냥 눈물만 흘러 자꾸 눈물이 흘러  이대로 영원히 있을 수만 있다면  오 그대여 그대여서 고마워요 낙엽이 뒹굴고 있는 정류장 앞에  희미하게 일렁이는  까치발 들고 내 얼굴 찾아 헤매는  내가 사준 옷을 또 입고 온 그댈 봤을 때 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댈 안고서  그냥 눈물만 흘러 자꾸 눈물이 흘러  이대로 영원히 있을 수만 있다면  오 그대여 그대여서 고마워요